오이도수산물직매장의 자연산 우럭회와 삼식이회

2023. 4. 11. 15:58Photo Essay

 

오이도수산물직매장의 자연산 우럭회와 삼식이회, 노점의 작은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 야채튀김.

 

 

 이틀 간 비가 내리고 난 후인 4월 7일의 오이도 물때는 만조시각이 17시 49분인데 그 한 시간쯤 후에 오이도수산물직매장에 당도합니다. 2년 만에 다시 찾아온 오이도는 물이 가득 차오르고 파도가 거칠게 치면서 시각이 늦어서인지 방문객들도 거의 없고 수산물직매장 위로 백 마리쯤의 갈매기들만 몰려들어 선회하고 있습니다. 

 한 마리에 1kg이 조금 넘는 큼직한 자연산 우럭 한 마리를 삼만 원에 사니 작은 삼식이 한 마리를 서비스로 줍니다. 아무리 봐도 흉칙하게 생긴 삼식이는 오이도에서 많이 보기는 했었지만 사서 먹어보는 건 처음입니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우럭과는 다른 맛이지만 쫄깃쫄깃한 식감과 함께 꽤 찰진 맛을 보여주네요.

 노점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는 수산물직매장을 뒤로 하고 오이도종합어시장 쪽으로 가면 튀김을 파는 노점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2년 전에는 멘보샤도 팔았었지만 지금은 손이 많이 가서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작은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 야채튀김을 섞어서 일만 원어치 사고 나서 근처의 마트에서 상추, 깻잎, 마늘, 고추 등의 야채를 산 후에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바로 도착한, 오이도역으로 가는 30-2번 버스를 급하게 탑니다. 이 버스를 놓치면 버스 정류장에 우두커니 앉아서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30분 안팎을 기다려야 됩니다. 그런데 이런 기다림도 수도권의 관광지에서는 하나의 재미라면 재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는 올 때처럼 25분쯤 달려서 오이도역 앞에 도착합니다. 오이도역은 4호선의 종착역이니까 쌍문역까지 지루하게 한 시간 45분을 가야 되지만 늘 앉아서 갈 수 있으니 허리가 좀 배겨도 참을 만합니다.

 집에 와서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에 회와 튀김으로 늦은 저녁을 먹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술은 끊은 지 1년 6개월이 됐습니다. 어떤 때는 술맛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그립지만 술의 유혹에 넘어가기에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장수하고 싶다는, 설움이 담긴 열망이 휠씬 더 강해서 그 욕망을 참아냅니다. 

 다음날은 남은 회와 야채로 회덮밥을 해 먹고 그다음 날은 역시 남은 야채를 넣어서 서더리탕을 해 먹었네요. 서더리탕을 먹을 때에 가시에 남아 있는 얇고 고소한 살을 발라 먹는 맛이 언제나 인상에 깊이 남으며 잔재미를 안겨 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