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잡어회의 맛

2023. 5. 14. 16:25Photo Essay

 

 자연산 잡어회.

 

 

 오랜만에 포항에서 직송해 온다는 자연산 잡어회를 포장해 와서 반가운 마음으로 먹어 봅니다.

 초고추장은 이 음식점에서 만든 것이라서 더 맛있고 감칠맛도 있고 회와 잘 어우러지는 맛을 냅니다.

 술을 끊어서 회만 먹는데 술맛으로 먹을 때와는 흥이 다르지만 단백질 덩어리라서 탄수화물을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아주 좋은 맛을 보여주네요. 남들과 같이 먹었다면 안주 킬러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돈내산이니 그런 생각은 접어두고 식사 대신 먹고 나서 남은 회는 그다음 날 두 끼의 회덮밥을 만들어 먹었네요.

 대장암 수술, 정확하게 말하면 직장암 수술을 해서 술은 일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대사해서 암의 재발이나 전이를 촉진하기 때문에 끊고 회도 수술하고 나서 1년 후부터나 먹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수술하고 1년이 지나서부터 겨우 먹게 되는군요. 거의 만 2년만에 먹게 되는 회라서 감회가 깊습니다. 지난달의 자연산 우럭회에 이어서 이달에는 잡어회를 먹게 됐네요. 자연산은 양식에 비해 더 달콤하고 풍미가 더 진한 것 같아요. 

 버리는 것 하나 없이 포장재만 빼고 다 먹었네요. 전역한 직후에 포항제철 기능직 사원 서류전형에 붙어서 면접을 보러 간 포항의 회집에서 처음 먹어 본 회의 맛이 생각나더군요. 이제는 아득한 옛날 일이 됐지만...